[미래형 제조업]‘1시간 후 고장납니다’…“AI 예측 덕에 큰 사고 막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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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21-06-08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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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4일 12시께.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 소재 고원금속의 거대한 프레스 설비에서 신호가 울렸다. ‘예지보전(설비고장 예측) 인공지능(AI) 솔루션’이 프레스 설비의 이상을 탐지하고 알리는 신호였다. AI솔루션은 약 1시간 후 프레스 설비의 부품이 파손될 것으로 예상하고, 즉시 부품교체가 필요하다고 알려왔다. 고진범 고원금속 대표와 AI솔루션 공급기업 리쉐니에 연구진, 참여 컨설턴트 이동만 카이스트 교수는 프레스 설비의 운전을 계속해 보기로 했다. AI솔루션이 얼마나 정확한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1시간이 지나고 몇 분 후, 프레스 설비를 죄고 있던 나사 하나가 부러지면서 설비는 멈췄다. AI솔루션이 설비 고장을 정확히 예측한 것이다. 고 대표는 “제조 산업에 AI가 적용된 사례는 매우 드물어 초기에 AI솔루션을 신뢰하긴 힘들었다”며 “하지만, AI솔루션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믿음이 생겨,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원사업과 연계해 도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진 = 중소기업스마트제조혁신기획단]

제조 중소기업에 설비고장은 치명적이다. 당장 생산이 멈추면 생산량 감소는 물론 납기일을 맞추기 힘들어 기업 신뢰도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냉간단조 전문업체 고원금속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냉간단조는 자동차의 정밀 부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제작 방식 중 하나다. 고원금속이 보유한 단조프레스 설비는 고장 빈도는 낮지만, 한번 고장 나면 공정이 재개되기까지 수십 일에서 수개월이 걸린다. 고 대표는 “실제로 AI솔루션 기술이 도입되기 전 메인 샤프트가 파손돼 2개월가량 설비를 가동하지 못한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고 대표가 중기부 산하 중소기업스마트제조혁신기획단의 ‘AI 컨설팅·솔루션 실증 지원사업’에 참여해 AI솔루션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고원금속은 먼저 AI 전문가와 공정 전문가가 함께 현장문제를 진단하고, AI 기반의 문제해결을 위한 데이터수집부터 알고리즘 검토까지 AI 컨설팅을 받았다.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소음 발생의 진원지인 설비 진동데이터를 사물인터넷(IoT) 진동 센서를 통해 수집했다. 이를 비지도학습 AI 알고리즘으로 패턴을 분석해 설비고장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게 됐다. AI가 설비의 ‘진동’만으로 고장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고진범 고원금속 대표.[사진 = 고원금속]

고 대표는 “1200t 단조 프레스에 AI솔루션을 도입한 후 설비 구동부의 상시 모니터링이 가능하게 됐다”며 “AI가 잠재적인 고장을 사전에 알려주기 때문에 설비 고장 이후 발생하는 생산손실을 미리 막을 수 있어 생산성은 10%가량 높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AI솔루션은 제조기업의 잠재적 리스크를 제거해 생산원가 절감, 품질불량 감소와 더불어 제품에 대한 납기 단축을 통한 고객신뢰까지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AI솔루션 도입으로 고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차세대 자동차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고 대표는 “향후 자동차 생태계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자동차 부품산업과 모빌리티 관점에서 다양한 단조부품을 개발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중기부의 AI 실증사업을 통해 알게 된 AI 기술의 제조응용 가능성을 살려 다양한 AI 관련 정부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냉간단조 부문의 제조노하우를 인력난에 의존하지 않는 최첨단 자율형 공장과 연계될 수 있는 방안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겠다”며 “냉간단조 부품생산 분야에서 고원금속이 세계 최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자율형 공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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